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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왕생가
살면서 未知의 시간 때문에 겸손 할 수 있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너무 똑똑한 세대의 흐름 앞에 인연의 소중함을 감히 설명 할 수 없을 것 같은,
그러나 말로 표현 할 수 없는 어떤 인연을 이야기 하고 싶을 때 있다.
“스님 오늘 내일 잠깐 시간 내어 경주에 다녀 가실 수 있나요?” 오랜만에 전화를 하신 보살님은 행자시절부터 인연이 된 오랜지기이다. “천도재가 있어 움직이기가 그런데 무슨 좋은 일이라고 있으신가요?” 연로하신 어머님을 통도사 요양원에 모신지가 여러해인 보살님은 어머님이 많이 위독한 상태인데 스님께는 연락을 드려야 할 것 같아 전화를 걸었다는 이야기에 사찰일이 정리되면 바로 찾아가 뵙겠다고 전화를 끊고는 문득 가족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본사에 일이 있거나 부산 지방에 볼일이 있어 내려 갈 때 요양원에 잠깐 들려 인사만 올렸을 뿐인데 기억력 좋으신 노보살님이 가끔 제 이야기를 했나 봅니다.
경주 동국대 병원 중환자실 면회시간에 맞춰 전혀 의식이 없으신 노보살님의 얼굴을 뵈면서 귀에 대고 이렇게 이야기 했습니다. “노보살님. 홍천의 성민입니다. 기억나시지요. 편안하게 주무세요. 제가 염불 중에 법성게를 들려 드릴테니 잠이 오면 마음 편히 주무셨다 빨리 쾌차하세요.” 온기가 사라지는 손을 잡고 노보살님 귀에 내 얼굴을 가까이 해서 조금은 큰 소리로 법당에서 염불하듯이 법성게를 들려 드렸는데 오른편으로 약간 기울어진 얼굴의 왼쪽 눈에 고인 눈물을 보면서 보살님이 내 염불을 다 알아 들었셨구나 눈물을 닦아 드리면서 다른 가족에게 면회를 넘기고 복도에서 자제분들과 이런 이야기를 하면서 혹 위중한 상태에서 회복하지 않을까 희망을 피력했습니다.
그러나 보살님은 “사실 어제 운명 할 것 같다고 병원에서 가족 모두 대기 하라고 해서 스님께 내려오시지 말라고 전화를 할까 하다가 전화를 드리지 않았는데 어머님이 스님 올 때 까지 기다린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잘하셨습니다. 이렇게 살아 계실 때 얼굴을 볼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위안인지 이제는 알 것 같습니다.” 가까운 병원에 입원 했던 나의 어머님 임종을 지키지 못했던
기억이 문득 슬픔으로 밀려 오는 순간을 또 생각하면서 오히려 보살님이 얼마나 고마운지 마음 한구석 오히려 기쁘기 까지 했습니다.
비어 있는 사찰 때문에 홍천으로 올라 오면서 혹 무슨 일이 생기면 다시 연락을 달라고 부탁을 하고 차한잔 나누지 않고 돌아 오는 길에 물이 오르는 가로수와 만발한 매화 꽃들이 이 아름다운 계절에 갈 수 있는 것도 복이겠지, 많은 상념을 길 위에 흩뿌리며 조금은 과속을 하며 원주쯤 왔을까, 문자가 하나 들어 왔는데 큰 아드님과 관계된 분이 노보살님의 부고를 알리는 문자를 보낸 것입니다.
다시 돌아 갈까 고심을 하다가 가사 장삼도 챙겨야 할 것 같아 다음 날 다시 경주를 향하면서 요양원 원장 스님께도 전화를 드려 함께 문상을 하고자 부탁을 하고 약속 시간에 맞춰 도착하니 가족들이 오히려 너무 놀라워해서, 큰 아드님(전 국회의원)과의 전화 연결이 끊기지 않고 있어서 어제 미리 알고 있었다고 하니 또 연락을 드리면 스님을 너무 힘들께 할까봐 연락을 드리지 않았는데
죄송하고 감사한 표정이 얼굴에 가득했습니다.
하루 사이 생과 사의 달라진 이름을 부르며 부처님의 법을 염불하고 문득 누군가를 기억하고 함께 할 수 있음이 큰 고마움임을 되새기며 작은 산골의 인연들 모두에게 나는 그런 존재가 되아야겠다는 생각을 노보살님 영전에 바치는 저의 약속이 되었습니다.
문상을 마치고 물한잔하면서 가족들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스님 가시고 20분쯤 뒤에 운명을 달리해서 정말 스님 염불 들을려고 기다린 것은 아닌지 의아해 했습니다.” 91세에 돌아 가시고, 이른 봄날의 꽃들은 피어 나고, 많은 화환을 보면서 한 가정사 소소한 갈등마져 아우랄 수 있는, 호상의 문상객 마음도 무겁지 않았던 이런 죽음은 나를 있게 한 지난 시간의 연결인 것 같아 나 또한 고마웠습니다.
대한민국에서 일어났던 많은 슬픈 죽음 소식에 이런 이야기 하나 풀어 놓는 것도 작은 위로가 될까 노보살님과의 이별을 적으면서 삼가 극락왕생의 기도를 바칩니다.
2015.3 선화당에서 성민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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