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07년 달력 작업을 수정하면서

아이들의 사진을 다시 본다.

어른들에게서는 볼 수 없는 선한 눈동자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새삼 왜 내가 아이들의 사진에 집착하는 이유를 알 것도 같다.

세상 곳곳에서 만난 아이들의 기억들이 어떤 풍광보다도

더 기억에 남고 그립다. 다시 길을 떠나 너희들을 볼 수 있다면

그 길을 복기하면서 혼자서 걸어가는 모습 ,상상만으로도 행복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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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력의 수요가 많이 줄어들었다.

그럼에도 이 작업을 멈출 수 없는 이유 중 하나가

기억의 정리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보내는 사계의 이곳 모습이

고맙고 감사한 기록으로 남아 있는 흔적은 나만의 역사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곳을 사랑하는 분들의 입장에서도 새삼 감회스러울 자료 아닐까?

그리고 작은 인쇄소와의 인연이 오래 되었는데

나마져 대형 인쇄소로 작업을 옮기면 세상살이가 너무 각박하지 않은가?

혼자만의 오지랖도 나만의 작업을 고수하게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아날로그 스타일이 쉽게 바뀔 수 없는 나의 한계 앞에

스스로 만족하면서 사진을 찍고 지우는 행위를 새해에도 할 것이다.

백락사와 인연이 된 모든 분들이

흔하디 흔한 달력이 아닌, 이 지구 위에 단 하나 밖에 없는 달력이라

생각하고 소중하게 받아 주시면 고맙겠다.

당신과 나의 인연 그리 쉽게 생각할 관계가 아니다.

나에게 있어 당신은 얼마나 소중한지

나이들어 절절해진다.

                 2016.11.26 선화당에서 성민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