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작업을 마쳤다.

집안의 할머니 두분, 마을의 할머니 한분 그리고 강보살님이 동참해서

칠일만에 마친 것 같다.

옛날 연등을 만들 때 대규모 인원이 동참해서 한쪽에서는 꽃잎을 비비고 한쪽에서는 백등을 만들고 ,그리고 연등을 완성했던 시간이 겨우내내 이어졌던 기억이 새삼스럽다.

시절은 모든 것을 변하게 한다. 흥했던 것이 망하고

없던 것이 새로운 가치로 모습을 드러내는 세월 앞에서

나는 어떤 모습으로 이 공간에서 존재할까? 반문을 해 본다.

  <?xml: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

세월 속에 사라진 기억들이 자연스럽게 화자되는

등작업 속에 그리운 사람은 사라지고 애틋한 기도 속에

남겨진 나란 존재는 참으로 미안하고 죄송한 감정,

작은 등 하나의 많은 손질이 그리움으로 법당에 메달렸다.

언제나 문득이어서 죄송했지,

문득 우리는 사라지고

문득 우리는 멀어진다.

그러나 내면의 어느 부분은 항상 그립다.

말을 한다고 모두 진실이 될 수도 없고

말이 없다고 내 마음이 아닐 수도 없다.

생각이 동할 때 작은 실천이 게으리지 않다면

후회도 덜하리라. 편지 한 장 남길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러지 못한다면 문자라도 뛰워야겠다.

이 작은 행복이 쌓여 백락이 되지 않았나?

이별을 준비해야하는 세월이

그리 길지 않으리라. 그러나 준비한다고 능사도

아닐 것이기에 나는 한탄하며 노래를 부른다.

그리워서, 눈물이 나서 고맙다고.

모두 떠나고 난 공간에서

나는 비상하는 한 마리 작은 새,

저기 팔각등 위에 앉은 새 한 마리 보이는가요?

새해를 맞이한 법당의 새 등이 아침이면 일렁인다.

소망과 그리움이 쌓여

부처님께 바친 작은 등이 부디 자등명 법등명이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