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 문자를 본다.

부고는 언제나 가슴이 먹먹한데

꽃도 못 보낼 시간 조금 뒤면 발인이란다.

우리에게 남은 시간은 언제나 조금씩 한템포 느린

엇박자 같다는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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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소와 상관없이 이 세상을 떠나는 이에게

꽃이라도 바치면 좋지 않은가.

근래 죽음을 커피마시듯 화제로 나누는 내 삶이

많이 감사한 시간인 것을 어떻게 이야기해야하지?

봄이면 봄앓이처럼 아픈 어깨는

죽음보다 근사한 노동을 생각하게 하고

여행 뒤에 뒷 끝이 좋지 않은 인연들의

무례 또한 살아 있음의 이유로 치환하고 나면

하루 하루의 땀흘림이 그냥 감사하다.

거창한 가르침은 없다.

늙고 병들고 죽는다.

7200세의 조몬스기 앞에서

저녁 밥상이 행복하고

걸을 수 있어서 행복하고

여정의 끝이 있어서 오늘 하루의 고달픔을 돌아 볼 수 있어 행복했다.

늙은 스승의 초라한 형색도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없는 도반의 행방도

화두처럼 가슴에서 살아 났지만

모두 뜬 구름처럼 흘러가는 세상사이고

수천년된 나무들은 그냥 그 자리에 서 있을 뿐

허망한 이 몸의 끝이 나무 하나 될 수 없는 비애.

그러나 고맙지 않은가.

나무를 심었고 그 나무의 노래가 언제까지 존재한다면

나는 이곳에서 정말 잘 살았구나

나무의 노래를 듣는다.

내 손이 미치는 범위가 어디까지 될지는 알 수 없지만

하루 내가 움직인 만큼 주변은 아름다워지고

나무는 아름다워진다는 것. 참 고마운 시간이다.

2017.6.18. 선화당에서 성민 합장